<식품음료신문 창간 14주년 기념 토론회>
방사선 조사 식품 무엇이 문제인가?
현존하는 식품 살균 기술 중 가장 확실하고 간편하며 경제성도 뛰어난 방사선조사 기술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 국내에 방사선조사 시설을 갖춘 2개 업체 또한 수요가 없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지난 30여년 간 국내 식품업계에서 유용하게 사용됐던 이 기술은 이제 사용하지 않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방사선조사식품’이라는 용어를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식품’으로 오해해 먹으면 안 되는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고, 여기에 올해 1월1일부터 방사선조사 식품에 대한 표시제가 시행되면서 식품업계에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 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더 비싼 비용을 들여 덜 확실한 방법으로 식품의 살균처리를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9월 23일 창간 14주년을 맞아 ‘식품의 방사선조사기술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라는 주제를 놓고 업계 및 학계전문가와 소비자, 정책 당국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지난 7일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의실에서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변명우 우송대학교 교수, 손문기 식약청 식품안전국장,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 이주운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강대진 농식품부 안전위생과 사무관, 하상도 중앙대학교 교수, 김용현 한국식품공업협회 이사, 본지 이군호 대표 등 9명의 토론자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방사선조사 기술에 대한 소비자 수용도를 높이는 방안과 어떻게 하면 기업에서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중점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이에 대해 업계 측에서는 소비자 수용도가 이처럼 낮은 상황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방사선조사식품을 출시하기 어려우며, 이를 위해 10%미만 원료에 대해서 표시를 면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소비자단체 측에서는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가 심각한 만큼 정부와 기업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병원성 세균 억제·식량 저장 등 다방면 유용 화학적 처리 비해 잔류 독성·환경 문제 없어
■ [발제] 식품 방사선 조사기술 방치할 것인가?
식품산업에서 방사선조사 기술은 식품의 저장과 가공·유통 분야에 있어 일종의 물리적 방법으로 사용된다. 화학적 처리를 하고 잔류물질이 생기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방사선조사 기술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로 인해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가장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아이스크림인데 아이스크림을 살균하기 위해서는 방사선조사 만큼 적합한 방법이 없다. 가열할 경우 녹아서 형태가 변하고 우주인들이 먹는 아이스크림처럼 동결건조 할 경우에는 맛이 변해 진짜 아이스크림과 같은 맛을 느낄 수 없다.
또 방사선 살균은 건열살균, 습열살균, 가스살균에 비해 살균공정이 간편하고 경제성도 뛰어나며 잔류독성 및 환경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좋은 기술이 소비자들의 오해와 식품업계의 배척으로 상업화·실용화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살균방법에 따른 비용을 비교해 봤을 때도 뜨거운 물을 이용하는 경우 톤당 250달러가 필요하지만 방사선 살균의 경우 25~55달러 정도로 경제성이 뛰어나다. 농산물의 수확 후 처리비용을 비교해 봐도 메틸브로마이드를 이용한 훈증처리 비용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메틸브로마이드를 이용해 살균하는 방법은 향후 국제 교역 시 검역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2015년까지 메틸브로마이드를 비롯해 몇 가지 화학 훈증제 사용을 중지할 계획이다. 대신 대체방법으로 WHO, FAO 등에서는 방사선조사를 권고하고 있다.
식품안전에 엄격한 미국에서도 방사선조사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망고는 초파리 때문에 검역문제가 발생해 미국 수출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방사선조사를 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와이에서는 많은 과일들이 방사선 처리돼 미국 본토를 포함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방사선조사 기술은 식량 자원의 저장과 유통 중 손실 방지 및 식품의 미생물학적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육류나 어패류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을 억제하는데 뛰어나 미국에서는 육가공 제품은 물론 쥐치포 등 건어물과 비브리오균 사멸을 위해 생굴에까지 방사선조사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이 사용된 특수목적 식품으로는 우주식품이 있다.
방사선조사 기술은 기존의 다른 가공방법과 융합해서 새로운 식품저장 기술로서도 전망이 밝다. 그 중에 하나가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HACCP이다. 포장육의 경우 포장을 마치고 방사선을 조사하면 완벽한 살균효과를 볼 수 있는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또 식품의 1~2%를 차지하는 향신료에도 적극 사용된다. 향신료의 경우 전체 식품에 사용되는 양은 적지만 완전한 살균을 거치지 않고 완제품으로 만들어질 경우 107~108의 세균이 상존해 저장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가공제품의 원료에 대한 살균처리는 최종 완제품에서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기에 가장 좋은 기술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4년까지 표시제가 거론되기 전까지는 육가공품이나 향신료에 방사선조사 기술을 사용했다. 하지만 부원료까지 표시 확대가 결정되면서 다른 방법을 이용해 처리하고 있다.
원료서 완제품까지 HACCP 적용 확대에 필요 소비자 오해와 식품 업체 기피로 실용화 장애 국내 제도 미비…품목 확대·법규 정비 등 시급
방사선조사 기술은 동물 사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동물 사료의 오염을 방지하고 고부가 멸균 사료를 생산하는 데 이용되고 있으며 애완동물의 경우 사람에게 감염되는 병원성 세균 살균에 사용된다. 기능성식품 및 공중보건산업에서도 활용된다. 아기용 물티슈를 생산하는 하기스의 경우 곰팡이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처음에는 방부제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 제품을 사용한 아기들이 피부 트러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방사선 살균으로 바꿨고 이후 아무 문제없이 잘 사용했다. 이후 식품에 대한 표시제가 생기고 방사선조사 기술이 이슈화되자 다시 방부제를 사용하고 있다. 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기술이 사장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방사선 조사식품은 전 세계 53개국에서 250개 품목이 허가돼 이용되고 있다. 특히 영국, 미국, 프랑스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방사선 조사식품의 상업적 규모를 보면 2015년 단순영국, 만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정 반대다. 지난 1998년부터 2004년까지는 계속 증가해 2004년에는 단순영국용하고만 40억 원에 달했는데 조사식품 표시 규정 및 검지 관리제도가 시행되기 얼마 전부터는 계속 감소해 올해는 1~2억선 조으로 바닥을 치고 사식품 표시 규국가의 경우 증가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어떤 것이 좋은 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면에서 국내 방사선조사식품의 산업화 걸림돌 3가지를 구분해봤다.
첫 번째는 국내 식품산업체의 기술 활용 기피 현상이다. 방사선 조사식품의 표시 규정이 완제품에서 혼합제품 표시규정으로 강화되면서 특히 복합향신료를 가공원료로 사용하는 업체들은 조사된 원료의 추적이 불가능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한편 방사선 조사 원료에 대한 혼입 차단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조사처리가 확인된 원료들에 대해서는 전량 폐기하는 등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중소 납품업체의 경우 원료의 폐기에 따라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두 번째는 소비자 및 소비자 단체의 이해부족으로 인한 기피 현상이다. 식품의 방사선 조사공정 및 방사선화학에 대한 오해로 방사선조사식품과 방사성물질 오염식품을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시중에 방사선 조사식품이 없는 것은 조사표시를 하지 않고 불법유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식품 방사선조사 후 병원성, 독성, 방사선저항성 돌연변이 균주 유발 우려 등 생존 미생물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도 상존하고 있다.
세 번째는 관련 정부 정책 방향의 문제다. 현행 방사선 조사식품의 표시 규정은 7~8차례 납품거래가 이뤄지는 복합 향신료의 경우 현실적으로 표시기준 준수가 불가능해 실효성 있는 관리가 어렵고 양심적인 범법자가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선 조사 신규 개발품목들에 대한 허용확대 지연으로 막대한 정부 예산으로 연구돼 개발된 품목들이 허가 당국의 제도적 지원 지연 및 부실로 산업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국내 식품의 방사선 조사 관련 제도가 중국, 미국, 등 주요 교역국과 차이가 있어, 기술적 무역장벽에 대한 마찰이 심화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아울러 방사선 조사기술이 산업체에 필요한 가공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품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부재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식품산업에서 방사선 조사기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선진국(국제규격 등) 사례와 국내 학술단체, 산업계, 관계 및 소비자의 여론을 수렴해 방사선식품조사 품목 확대 및 관련법규 개정이 절실하다. 또한 이온화 조사 살균 등 방사선식품 조사기술 관련 용어를 순화·개정하고 국내 식품산업체의 방사선조사 기술 사용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업계와 학계, 소비자단체 및 언론이 방사선식품 조사기술의 대 국민 이해증진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산학연 공동연구 활성화로 방사선조사 기술의 장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
[토론회]‘식품의 방사선조사기술 활성화 방안 모색 토론회’
◇(좌장)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변명우 교수 이야기처럼 식품학자의 눈으로 볼 때 너무 잘못돼 가고 있다. 정책이 잘못 됐을 때 정책을 말로 글로 써서 공표하기는 쉽지만 그 파급효과가 얼마나 심각할 것인지 아마 이러한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국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이 미쳤는가에 대해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우리가 불행히도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있고 맨 몸으로 부딪혀야 할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토론회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방사선조사 기술은 세계대전 이후 거의 반세기 동안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대표적 연구과제로 세계 식량문제 해결에 대단히 중요한 기술이었다. 이후 1980년 WHO와 FAO가 공동으로 10kGY까지는 어떠한 식품에 사용해도 괜찮다는 발표를 했고 전 세계가 이를 따르고 있다. 문제는 2차 세계대전 때 핵폭탄의 공포를 겪으면서 소비자들이 핵에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됐고 이 파급으로 모든 핵에너지 이용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방사선조사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법적 규제 부분을 굉장히 많이 열어 놓았다. 이제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2차 대전 공포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에 미국 전체가 노력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소비자들보다 오히려 정부가 법으로 더 묶어놔서 소비자 우려를 높이고 관련 산업을 불신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오늘 이것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이 개진되길 바란다.
식약청에서 이러한 법을 만들고 시행하고 있는데 식약청에서 나온 손문기 국장이 먼저 말씀해 달라.
◇손문기 식약청 식품안전국장=개인적으로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한 안전성 부분은 WHO 등 국제기구 기준에 따라 허용치에 대해서는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소비자 수용도가 문제다. 이러한 안전성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알고 있는 내용들이 쉽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게 해도 소비자 수용이 안 되는 부분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어떤 기술에 대한 소비자 신뢰 문제는 결국 일방적인 부분이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과 양해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업계가 방사선조사 기술을 소비자들이 기피할까봐 아직 시작도 안 해본 것이 문제다. 식품에 표시를 해서 팔아봤다면 맞다 틀리다 말할 수 있겠지만 해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문제가 있다고 예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업계에서 솔선수범해야 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다. 아직 더 준비해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현상만 가지고 가타부타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철호 이사장=학계에서는 고쳐야겠다는 의견이 많지만 정부와의 다른 시각차를 조율해야 할 것 같다. 손 국장은 큰 문제가 발생한다면 재검토 해 볼 필요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예단할 단계는 아니라는 말씀을 주셨다. 이번에는 업계의 의견을 들어보겠다.
◇김용현 한국식품공업협회 이사=방사선조사 기술이 식품의 가공, 저장에 있어 좋은 기술인데 이러한 기술이 사장되고 있어 불행하고 안타까운 면이 있다. 우리 업계가 연합해 솔선수범해 한 번 해보는 것 어떻겠느냐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업계가 한 번 치고 나가는 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여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 다른 나라는 이 기술을 활용해 식품산업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개발을 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러지 못해 타국과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
앞서 변 교수의 하기스 물티슈 비유는 적절하다.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한 이슈가 국민 건강에도 굉장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업계에서는 방사선조사 기술을 활용함에 있어 소비자의 수용도 인식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수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가 8월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방사선을 쬔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조사를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부 275명을 대상으로 한국식품영양학회에서 실시했다. 그 결과 ‘방사선조사식품이 안전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전체의 47.9%로 나타났으며, ‘방사선조사식품이 방사능 때문에 위험한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응답한 비율이 29.9%였다. 10명 중 7명은 방사선조사식품을 방사능 오염식품으로 오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사선조사식품으로 표시를 하면 살균한 식품이 아니라 방사능 오염식품으로 오해할 소지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섣불리 사용할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천덕꾸러기 제품으로 남을 수도 있고 더 나쁜 방향으로 가면 죄인 취급까지 받을 수 있다.
작년 대부분 식품업체에는 올해 1월1일부터 방사선조사식품 표시제가 시행되면 방사선 조사된 원료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방사선 조사 여부를 검증하기가 어려워 방사선 조사를 하지 않은 원료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한 결과로 나오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에 대해 많이 논의해봤다. 업계에서는 선진국처럼 10% 미만 원료에 대해서는 표시를 면제할 수 있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방사선조사식품’이라는 용어변경이 필요하다. 전에 정부 측과 상의해 ‘방사선 살균식품’이 어떻겠느냐 라는 의견이 나왔었고, 방사선 조사는 살균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목적이 있으므로 ‘방사선 살균·처리식품’이라는 명칭도 제안된 바 있다.
일본에서와 같이 ‘식품조사’ ‘조사식품’ ‘비가열 살균식품’ 등 ‘방사선조사식품’이라는 용어를 순화해 우리 소비자들이 조금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10명 중 7명 ‘방사능 오염 식품’으로 오인 “잘못하면 죄인될라” 업계 섣불리 못 나서 용어 바꾸고 10% 미만 원료 표시 면제를
◇이철호 이사장=용어순화와 관련해서는 지난번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방사선’이라는 용어 자체를 쓰지 말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대안으로 ‘조사식품’ ‘냉온살균’ 등이 제시됐다.
‘방사선조사식품’ 소비자 수용도가 제일 문제다. 이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소비자·시민단체들도 조사식품에 대해 어떤 단체는 적극 반대하고 있고 어떤 단체는 굉장히 수용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소비자·시민단체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먼저 이렇게 학계, 업계, 정부 측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연맹은 올해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바 있다. 그런데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질문에서 방사선조사식품에서 방사능이 나올 것이라 유도하는 것은 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소비자에게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조사 결과, 10명 중 9명은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해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질문에 식품첨가물, 식중독, 유전자 재조합식품, 방사선조사식품 등 식품안전과 관련된 여러 가지 보기를 제시해 관심도를 측정해보니 방사선조사식품이 가장 낮았다.
앞서 손 국장의 지적처럼 소비자들이 시중에서 방사선조사식품을 보지 못한 것이 문제다. 뭘 봤어야 관심도 가지고 알 것 아닌가. 방사선조사식품이 시장에 유통돼야 여기에 소비자들도 관심을 갖는데 본 것도 없이 뭘 갖고 관심을 갖으라는 말인가.
기업들이 양심을 갖고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기업도 소비자를 교육하고 홍보할 의무가 있다. 예를 들어 유전자 재조합식품 문제를 거론할 때 왜 몬산토에 대한 비판만 하는가. 몬산토는 소비자 홍보를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이득만 챙기고 사회 환원에는 소극적이다. 비양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국을 돌며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유전자 재조합식품이든 방사선 조사식품이든 소비자가 올바로 알아야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번 교육을 진행하면서 느낀 건 소비자들에게 방사선조사식품 이라는 용어가 어렵다는 것이다. 차라리 ‘이온화 살균’이라든지 쉬운 용어로 변경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철호 이사장=학계든 업계든 도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건전한 소비자운동 단체를 도와야 하며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불신만 키우는 사회악은 철저히 배제되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기업이 솔선수범 한다는 것, 기업 입장에서는 대단히 어렵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내가 물건을 파는 사람인데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내 제품에 방사선조사식품이 들어있다고 누가 이야기하겠는가. 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어떤 입장인지 말씀해 달라.
◇하상도 중앙대 교수=오늘 토론회에서는 학계 대표로 왔다기보다 학계에 근무하는 학자로서 생각한 부분을 말하겠다. 앞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방사선조사 기술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학자들은 인정하고 실용화를 바라는 분위기다. 반면 대부분 소비자 단체는 이런저런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앞서 발제내용에 방사선조사식품 처리 수수료가 거의 제로로 나타났는데 이렇다면 우리나라는 이 기술이 거의 실용화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방사선조사 기술이 때를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익이 큰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은 이 기술을 선택할 때라고 본다. 기술 채택을 위해서는 정부, 업계, 소비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지금 이런저런 이유로 이 기술이 선택되지 못한 이유를 모두 알고 있고 해결방법 또한 모색 중인데 앞서 제시했던 조사대상 식품 종류를 확대한다든지 표시제를 개선 한다든지 하는 방법은 단기적이고 소극적인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표시제를 개선하자는 것은 소비자들의 궁극적인 이해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눈을 감게 만드는 것이다. 궁극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소비자와 식품산업이 정면대결을 해야 한다.
기업이 먼저 다가가야 한다. 내가 기업주라도 먼저 방사선조사식품 마크를 달고 제품을 출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소극적인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구매하는 시기를 당기고 싶다면 기업에서 먼저 방사선조사식품을 출시해야 한다. 기업조차 이 기술에 대해 확신 없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기업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 정부의 보증이 필요하다. 방사선 조사 규격의 사전관리와 처리선량에 대한 검증 그리고 단속과 처벌이 가능한 검지법 마련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믿음을 줘야 한다.
예를 들면 정부에서는 국제방사선조사 마크 외에 별도의 마크를 만들어 GAP나 HACCP처럼 안전성 보장 인증마크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방사선 조사마크가 빨간 신호등이 아니라 품질 안전을 보장하는 신호등의 초록불이라는 인식을 만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학계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조사결과를 보면 소비자는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가장 신뢰한다. 학회 차원의 학술 세미나, 학자의 언론 방송 참여, 학술 세미나 등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회의원의 참여도 중요하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세계적 흐름을 거슬러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방사선조사식품 안전성 이슈 논란 등 혼란을 일으키는 사례가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국회의 이해와 지원을 얻는 노력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변해야 한다. 100% 안전성은 어디에도 없다. 인체 영향이 적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안전성의 기본 개념이다.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추세이므로 소비자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려면 정부가 보증하고 소비자는 기술을 인정해야 한다.
용어 변경과 관련해서는 ‘이온화 살균’ 등으로 바꿔 사용하면 좋을 것이며, 소비자들은 이를 농약, 식기세척 세제, 컵 소독을 위한 자외선 살균기 등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이철호 이사장=정부가 보증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의견이 신선하다. 농식품부가 방사선조사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가장 깨끗하고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수확 후 관리기술이다. 농식품부가 식량공급을 원활히 하려면 이런 기술 활용해야만 한다. 이 기술에 대해 농식품부가 안전성을 인증할 수 있는가. 부처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강대진 농식품부 안전위생과 사무관=농축산물과 가공식품에 대한 방사선조사가 생산성 향상, 자원의 효율적 이용, 식품 안전에 기여하는 효과적 방법이라는 것은 농식품부 내에서도 동의하고 있다. 최근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해 농식품에 위해요소가 잔류되는 문제가 있고 지구 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녹색성장을 도모 측면에서도 방사선 조사가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걸리는 것은 정책 대상자들이 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가이다.
소비자들이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든 모르든 걱정·근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사선 조사기법을 확대 사용하는 것은 상당한 고민거리다.
식약청에서 도입한 표시 규정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산업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생각된다. 물론 도입 후 업계에서 기피해 제도가 산업 발전을 막는 측면으로 작용한 점이 없지 않다. 이는 업계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방사선조사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경제적 이득도 업계에서 고려하겠지만 소비자들로서는 안전의 뜻도 담겨 있다.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설득하려는 노력도 없이 아예 시작도 해보지 않고 주저 앉아버린 것은 잘못됐다.
우리나라의 식중독 발생률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재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면 미국 수준으로 식중독 발생률이 매우 높게 올라갈 것이라 본다. 면역능력을 확보하지 못해 식중독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식품을 방사선조사 처리해 공급하겠다는 것을 기업 이미지로 내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하는 기업이 없다.
농식품부 입장에서 볼 때 방사선조사 기술은 식물검역이라든가 종자관리, 품종 개발 등 생산적 요소에 추가해서 식품산업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고 식품안전관리의 중요한 수단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확실한 방향을 못 세우고 있는 게 사실이다. 뚜렷한 방향을 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철호 이사장=농식품부에서는 이 방법이 널리 활용되기를 바라는데 아직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으며. 식품산업을 끌어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충분치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이군호 대표의 말씀을 들어보겠다.
이군호 식품음료신문 대표=앞서 여러 토론자들께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부분 하셨다. 그런데 과연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정부, 소비자 단체, 업계는 무엇을 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도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항상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 야기됐다.
변명우 교수께서 말한 내용 중 대다수 식품업체들이 방사선 조사 원료를 걸러내기 위해 인력과 자본, 시간을 투입해 하는 노력에 비해 방사선조사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미 거기에 답이 있다. 아까 지적한 것 처럼 국민적 합의가 돼 있지 않고 그러다보니 업계는 소비자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소비자 단체가 무섭고 정부도 무섭고 결국 다 무섭다는 얘기다. 지레 겁을 먹고 ‘우리는 걸러내는 일에 몰두하면 걸러질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장비도 구입하고 전문 인력도 채용해 운영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표시를 했을 때 과연 소비자들이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실제 조사를 해봤느냐, 그렇지 않다. 안 해봤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라는 것을 보면 결국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부 또한 이 기술이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살충, 살균, 발암억제에 있어 중요한 처리방법이라고 한다면 나서서 기술 활성화에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아울러 정책으로 채택하기 전에 사전 검증이 됐어야 했다. 사전 검증이 됐으면 정부는 기업에게 정책방향을 명확히 설명해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적극 참여하라고 독려할 수 있었는데 이 점을 간과했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방사선조사식품’ 이라는 용어가 거부감이 든다면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용어로 개정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 학계,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여 소비자에게 홍보해야 한다. 또 우리는 수출위주의 경제기반을 가진 국가이기 때문에 무역장벽을 피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이 기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하루 빨리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업체간 경쟁심리 인해 치고 나가기 쉽지 않아 소비자단체 외 학계 등 전문가집단 지원 필요 정부 안전성 검증 후 국민적 합의 이끌어 내야
◇이철호 이사장=오늘 토론회의 초점이 ‘어떻게 하면 기업들이 방사선조사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냐’와 ‘어떻게 소비자 수용도를 높일 것이냐’에 맞춰져 있다. 이 문제는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것과 같다.
소비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단체가 소비자단체, 시민단체들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방사선조사라든가 GM식품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교육하는 단체들이 있다. 학계와 기업, 언론이 그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해야 한다.
오늘 김용현 이사한테 압력을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식품업계가 이를 수용해 함께 가려는 논의가 있는지.
◇김용현 이사=한국식품공업협회 조직 내 식품안전문제와 관련해서는 법령분과위원회가 담당하고 일반 영업이나 마케팅, 산업 진흥과 관련해서는 산업기획분과가 역할을 나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방사선조사와 관련, 법령분과위원회에서는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안전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적극 사용해야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업계에서 힘을 갖고 있는 부서가 마케팅부서다. 마케팅부서 입장에서는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해 부정적인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했으면 좋겠지만 국내 식품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누가 먼저 치고 나가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이철호 이사장=그렇다면 이번에는 업계가 이 기술을 사용해야하는 근거에 대해 이주운 박사님의 의견을 들어보겠다.
◇이주운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지금까지 국내의 연구결과 뿐만 아니라 외국의 안전성 연구결과로 봐서도 이 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이미 10년 전에 끝난 얘기다. 하지만 아직도 관련부처와 협회 등에서는 안전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가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 판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커뮤니케이션에 잘못이 있었다.
여기에는 식품업체의 잘못도 있다. 어떤 기술이 개발되면 받아서 쓸 생각만 했지, 그동안 기술개발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새로운 제품에 이 기술을 도입한 적도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 2개밖에 없는 상업적 방사선조사시설이 문을 닫게 생겼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100기가 늘었다. 공식적으로는 200기이다. 우리는 중국산 농산물 수입에 대해 우려를 하는데 중국 쪽에서 농산물에 방사선조사를 해서 수출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막을 방법이 없다. 왜냐면 우리나라는 이 기술을 가지고 있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기술이 도입된 제품을 받지 않는 것은 기술에 대한 않는 이다. 지금 국제적으로 이 기술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어떤 제품에 방사선조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합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지금 교과부가 원자력연구원을 통해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한 기초적인 R&D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수준은 G5수준이다. 우리가 우주식품을 만든 것도 우주식품이라는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 방사선조사를 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철호 이사장=정부가 안전성을 인증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추진 방법이다. 그렇게는 못하더라도 거기에 버금가는 것을 행동을 보여야 할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 농식품부 강사무관의 의견은 어떤지.
◇강대진 사무관=현재 농식품부에서는 식품산업 분야에 방사선조사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연구용역과 연구 사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업체들이 참여해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방사선조사와 같이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 해당제품에 특정한 미생물의 오염이 없음을 정부가 인증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면 개발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농식품부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관련 부처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아직은 방사선조사를 식품산업에 널리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프로그램을 갖고 있지는 않다.
◇이철호 이사장=국내 식품기업들이 대기업화 되면서 기업 이미지 광고도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조사식품을 원료로 사용했다고 알려지면 그동안 광고비로 사용한 수백억 원을 손해 볼 수도 있다. 농식품부와 식약청이 인증 제도를 마련하고 기업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지금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과연 농식품부나 식약청이 안전성 인증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의지가 있는지.
◇손문기 국장=방사선조사식품 표시제를 시행한 것은 결국 정부가 먼저 움직인 것이다. 그동안 3~4년 넘게 기술이 산업현장에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사선조사 유무를 국민들이나 정부가 확인할 수가 없는 검사방법이 없었다. 이 상태로 3년을 끌어왔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끌고 가는 것은 무의미해 정부에서 그러한 정책을 도입하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는 정부가 이용할 수 있는 방사선조사 기술과 관련한 연구결과나 데이터가 충분치 못하다. 물론 방사선과 관련된 전문분야와 학계에서는 충분히 많을지 모르지만 식품과 관련해서는 기초적인 데이터가 없는 실정이다. 달랑 WHO에서 발간한 책자 하나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영어로 돼 있고 용어도 어려워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정부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변명우 교수=얼마 전 베트남에서 수입된 쥐치포가 방사선처리 표시를 하지 않고 수입됐다가 검지법에 저촉돼 회수 조치된 사례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건어물의 한 종류로 쥐치포에 대해 방사선조사가 허가되지 않았다. 하지만 쥐치포 분말은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런 것들은 합리적으로 개정이 돼야한다. 정부가 잘못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홍보문제다. 아무리 홍보를 해도 소비자들은 한달 두달 지나면 잊어버린다. 식약청에서도 홍보책자를 만들고 배포했다. 하지만 잘 안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이 기술을 활용하고 홍보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라면이라고 한다면 농심, 오뚜기 등 생산업체들이 라면스프에 똑같이 방사선조사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방사선조사 표시가 붙으면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시도도 못해보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법을 만들고 기술을 개발해도 기업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이 기술은 소용이 없다.
두 번째는 제도적인 문제다. 너무 갑작스럽게 법을 만들고 시행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문제점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서 하는 것이 옳다. 근본적인 것은 좋은 법을 만들어서 기업이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의 경우 여러 단체들이 우리나라보다 홍보를 많이 했는데도 그 나라 소비자들은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 궁극적으로 홍보를 위해서는 기업이 우선 활용해야 한다.
◇이철호 이사장=방사선조사 기술을 기업이 활용하게 하려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앞서 제안한 것처럼 안정성에 대한 인증을 해주는 것이다.
◇변명우 교수=방사선조사 기술을 정부가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나라로 캐나다와 미국을 들 수 있다. 완제품에 방사선조사 기술이 사용된 경우에는 무조건 표시를 하고 가공제품에 들어가 있는 부원료는 캐나다의 경우 25%, 미국은 10% 정도까지 표시를 면제해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부원료까지 모두 표시하라고 해 기업에서 사용을 꺼리는 것이다.
중국선 사용 활발…조사된 식품 수입 막지 못해 국네 제품만 속수무책…커뮤니케이션 서둘러야
농식품부 등 인증제 마련 기업 참여 유도해야 부원료 일정 비율 표기 면제로 분위기 조성을
◇손문기 국장=해당품목이 승인품목이냐 미승인품목이냐 조차도 그 방법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는 게 기술적 한계다. 그래서 그 부분이 해결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3년 전부터 고민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검지법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30년 전과 같았을 것이다. 정부입장에서는 한 발 나간다는 차원에서 노력한 것이고 3년 유예기간을 준 것도 누군가 이끌어 갈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고민해서 내렸던 결정이었다.
정부가 잘못했다는 선입견을 갖고 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다.
◇이철호 이사장=지난 3년 동안 많은 토론회, 워크샵을 통해 복합원재료 분석이 안 된다는 것도 이미 정부 측에 건의했고 사후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지금 당장의 문제는 기업들이 전부 사용하지 않아 관련 산업자체가 사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 간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 누구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고 이런 상황이 왔으니 이제라도 어떻게 개선을 할 것이냐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
◇변명우 교수=검지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미국, 일본은 80년대에 연구를 진행하다가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서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 오직 우리나라만 비용을 들여 연구를 하고 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보다 식품 안전에 대해 엄격한 나라에서도 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10여년 동안 하고 있다. 이런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손문기 국장=일단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만들었으면 오락가락 할 수는 없다. 문제점이 있는 부분은 최대한 보완해 나가고 있다. 어쨌든 방사선조사 표시 고시가 발표되고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기업들이 사용을 하지 않고 있지만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여기 토론회에서 모든 분들이 말씀하신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다만 이것을 책임지고 끌고 가야 하는 것이 정부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앞으로는 방사선조사표시가 어떻게 원활하게 정착이 돼야하는지에 대한 토론도 필요하다.
◇이철호 이사장=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예를 들어 김치처럼 고춧가루가 많이 사용되는 식품의 경우 미생물이 포함된 고춧가루를 식품에 첨가하면 식품전체의 미생물수가 크게 늘어난다. 그럴 경우 고춧가루를 방사선조사 살균함으로써 식품전체가 미생물 규격을 충족하게 되는데, 방사선조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고춧가루를 쪄서 넣게 된다. 고춧가루를 쪄서 넣으면 색도 변하고 맛도 떨어져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결국 우리식품에 대한 전체적인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데 이런 부분을 정책적으로 살려줘야 한다. 살려줄 수 있는 방법을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10% 미만으로 사용되는 원료에 대해서는 표시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고춧가루 같은 미생물오염의 원인이 되는 것만 처리해서 넣으면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은 참여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정부에서 고집하면 그만큼 우리나라 식품산업 전체가 기술적으로 퇴보하는 것이다.
◇손문기 국장=그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보겠지만 단순히 10%를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 복합원재료는 종류가 워낙 많고 복합원재료 소스들도 다양해 전체에서 10% 미만을 사용했다는 것을 확인하기가 더 어렵다. 그래서 10% 미만 표시 면제 대신 사회적 검증을 하는 방법으로 대체해 왔는데 다시 10% 미만 표시 면제로 가면 현재 사회적 검증 시스템조차도 새로 만들어야하는 상황이 된다. 따라서 이 부분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연구가 필요하며 검사법이 가능한지도 검토해 봐야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 가야할지에 대해 검토해보겠다.
◇이향기 부회장=10% 미만 표시 면제를 정부에 요구하려면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데이터 등 타당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 또 소비자의 합의와 의견도 반영돼 결정돼야 한다.
◇이철호 이사장=그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전개해 나가야한다. 복합원재료라는 것은 대부분 소량 사용되고 수십 가지가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내용도 모른다. 복합원재료는 여러 가지 상충작용으로 검지도 어렵다.
현재 업계와 학계에서는 식품재료 중에 10% 이하로 들어가는 것은 표시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식품공업협회가 마련해야 한다.
업계가 자료를 모아주는 것이 식약청을 도와주는 것이다. 또 소비자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이것이 기업을 도와주고 정부도 도와주는 것이다.
오늘 긴 시간동안 좋은 의견주신 토론자들께 감사드린다. 모두 힘을 합쳐서 방사선조사기술 및 관련 산업이 사장되지 않고 활성화 되도록 노력하자.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만들어 주신 이군호 대표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 토론회를 여기서 마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