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두부 수입콩 쓰면서 국산은 외면 국산콩 기반 흔들…농가들 지정철회 줄곧 요구
대·중소기업 대립끝 합의…대기업 생산확대 길터
중소기업과 대기업 측이 국산콩 사용 두부를 중소기업적합품목(이하 중기적합품목)에서 제외하기로 지난달 말 전격 합의하면서 두부 중기적합품목 재지정 논란이 일단락됐다. 지난해 11월 말로 예정됐던 재지정 기한을 2개월 연장할 만큼 첨예하게 대립해온 두부 중기적합품목 재지정에서 국산콩 사용 두부가 제외됨에 따라 농업계는 환영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잘못된 정책추진으로 엉뚱하게 농민과 농업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민만 피해 본 두부 중기적합품목 지정=2011년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목적으로 82개의 중기적합품목을 발표했다. 그중 한 품목이 그해 11월 발표한 두부였다.
동반위는 두부를 중기적합품목으로 지정하면서 대기업에 포장두부 확장 및 비포장두부 진입을 자제하고 대형 판두부 사업에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대기업에 이처럼 규제가 강화되면서 그 피해는 엉뚱하게도 국내 콩 생산농가에게 튀었다. 국산콩을 원료로 두부를 생산하던 대기업이 두부에 대한 투자와 제품개발, 홍보 등을 줄이면서 국산콩 판매부진, 콩값 폭락 등의 부작용이 속출했다. 반면 수입콩 두부시장은 더욱 커졌다.
실제 동반위 조사에 따르면 2011년 2149억원이던 국산콩 두부 판매액은 2013년 1856억원까지 14%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입콩 두부는 1478억원에서 1838억원까지 20%가량 증가했다. 결국 2011년 59.2%에 달했던 국산콩 두부 점유율은 2년 만에 50.5%까지 10% 포인트가량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 사이 국산 콩값은 1㎏당 6000원대에서 3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상황이 악화일로에 치닫자 국산 콩 생산농가들은 두부의 중기적합품목 지정으로 국산콩 생산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며 중기적합품목 지정 철회를 강력 요구했다.
특히 농업계는 “두부 중기적합품목 지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만 따지고 콩 생산농가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두부 중기적합품목 재지정의 절차상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합의과정=예정대로라면 두부 중기적합품목 재지정 여부는 2014년 11월 결정됐어야 했다. 하지만 적합품목 해제를 요구하는 대기업과 재지정을 요구하는 중소기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동반위는 2015년 1월 말까지 2개월 협상기한을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물론 농협·콩생산자단체 등은 두부 중기적합품목 재지정 문제가 농업계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다툼으로만 다뤄져서는 안 된다며 강력 대응했다.
콩 생산농민들은 수입콩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축소와 함께 공급가격을 현실화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 요구했다. 대부분 수입콩 두부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측이 국산콩 생산농가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중기적합품목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TRQ 물량 공급 등의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농민들의 요구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난해 말 TRQ 물량 조정과 공급가격 현실화를 위한 대책회의를 연이어 열어 중소기업계를 압박했다.
중소기업 측의 입장에 변화가 감지된 것도 이때부터다. 한국연식품협동조합은 12월9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국산콩 생산농가의 어려운 고충을 감안해 두부 적합품목 재합의를 위한 협의시 대기업과 공동으로 국산콩 소비촉진 방안을 강구하고 필요하다면 국산콩 두부를 적합품목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적극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입장표명이 발표된 뒤 대기업과 중소기업 측은 곧바로 협의회를 열어 두부를 중기적합품목으로 재지정하되 국산콩 두부는 예외로 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다.
◆농업계 환영=농업계는 국산콩 두부의 중기적합품목 제외와 관련해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차제에 국산콩 소비를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전폭적인 협조를 요구했다. 아울러 중기적합품목 지정과 같이 농산물과 관련된 정책이 추진될 경우 이해단체 간 협의 개시 시점부터 농가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산콩생산자연합회(회장 조영제)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동반위의 국산콩 두부 제품의 중기적합품목 제외 결정을 생산농가들과 함께 대환영한다”며 “이번 동반위의 해제 결정이 국산콩 소비 활성화에 일조해 꽉 막힌 국산콩 소비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