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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년대 미원 광고(좌)와 홍세미 모델의 70년대 미원 광고 이미지 | 과학적 사실과 무관한 괴담이 나돌고 이에 편승해 식품업체들마저 ‘무첨가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펼치면서 핍박을 받았던 MSG가 우리 식탁으로 돌아오고 있다. 국회 윤명희 의원은 최근 ‘식품첨가물 무첨가 논란에 대한 정책방향과 고찰(MSG를 중심으로)’이라는 정책보고집을 통해 MSG의 안전성 논란에 대한 과학적 고찰과 함께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등 국회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환갑을 앞두고 있는 MSG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본다.
환갑 앞둔 국내 최초 조미료 ‘미원’ 58년 전 1956년 부산에서 탄생한 국산 발효조미료 1호, 한 때 대한민국 어머니 손맛의 비밀이었던 ‘미원’. 최근 MSG 유해성 논란에 대한 억울한 오해를 벗고, 국민조미료로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미원은 전 국민적인 사랑, 그리고 오해와 편견 등 롤러코스터의 역사 속에서도 탄탄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랜 선두를 지키다 보면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기 마련. 미원이 독보적인 인기를 끌던 1963년,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CJ제일제당의 미풍이다. 영업사원들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사은품 경쟁 또한 치열했다. 미풍이 무채칼, 고무장갑을 사은품으로 구성한 미풍김장세트를 출시하면, 미원은 구매고객에게 고급 비치볼, 미원병 등의 선물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했고, 미풍이 고급 스웨터를 경품으로 주는 행사를 하면, 여기에 맞불을 놓기 위해 미원에서는 금반지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당시 미원, 미풍의 사은품 경쟁으로, 경품 응모엽서 때문에 우체국이 큰 돈을 벌었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결국 이 둘의 사은품 경쟁 과열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상공부에서 제재하기에 이르렀는데, 결과적으로는 여심을 공략한 미원 금반지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미원은 60~70년대 최고 인기 선물 아이템이기도 했다. 미원선물세트의 시초는 1962년 미원 1㎏들이 금색 캔을 상자처럼 포장하여 선물한 것이 호평 받은 것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힘입어 신선로의 고전적인 느낌과 연결지어 경복궁의 경회루, 비원의 정자 등을 유화로 그려 넣어 상자를 디자인한 것이 최초의 미원 선물상자가 되었다. 이후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고정판지를 완성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세 가지 미원선물세트가 나오게 되었다. 해를 거듭하면서 선물세트는 제작 수량이 점차 늘면서 하나의 계절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디자인과 안의 내용물도 다양해져 볼륨 있는 세트로 발전해 나갔다.
선물세트에 얽힌 아찔했던 에피소드도 있다. 1968년 추석용 미원선물세트 상자 도안에 동구 공산국가의 우표가 들어있어 반공법에 저촉될 뻔한 사건이 있었던 것. 이 사건의 발단은 선물세트 제작을 의뢰하러 갔다가 학생층이 우표에 대해 관심이 많으니 미원선물상자 디자인에 우표그림을 활용하면 이 상자는 우표 수집함으로도 인기를 얻을 것이고, 미원선물세트도 대 히트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상자 도안에 공산 진영의 우표가 들어있다는 제보를 받게 됐고, 불행 중 다행으로 무사히 수정하여 선물세트를 출시할 수 있었다.
이후 미원은 동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만큼 거대 식품회사로 성장하게 되고, ‘1가구 1미원’이라 부를 정도로 모든 가정의 필수품으로 오랜 세월 조미료의 대명사로 자리잡는다. 또한 1982년에는 26년 동안 축척한 1세대 발효조미료 미원의 기술력을 발휘하여 진한 쇠고기 국물의 맛을 낼 수 있도록 만든 2세대 종합조미료 ‘미원 쇠고기 맛나’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미원 쇠고기 맛나는 미원이 그랬듯이 순수한 우리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만든 최고의 종합조미료였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던 미원은 이후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게 된다. 90년대 초 한 식품회사의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MSG 유해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후 미원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20여 년 가까운 세월동안 정체기를 맞게 된다.
한 종편 채널 문제제기…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 그러던 중 한 종합편성 채널에서 식당들의 MSG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MSG 유해성 논란을 부추기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것으로 보인다. MSG 유해성 논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신문, 방송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MSG에 대한 검증에 나섰고, 이를 통해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그 안전성이 재차 입증된 것이다. 이어서 식약처가 MSG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올 초 식약처 식품첨가물 분류에서도 화학적 합성첨가물이라는 용어를 완전히 퇴출시키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MSG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도 더 큰 변화가 시작됐다.
사실, MSG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종결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세계적인 연구기관이 수십 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내린 최종 결론도 마찬가지이다.
FAO/WHO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는 1987년 무려 230여 건의 연구결과를 검토한 결과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MSG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철폐했다. 1978년과 80년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EU식품과학위원회에서도 쥐, 개 등을 대상으로 한 급성 및 만성 독성실험에서 MSG로 인한 독성효과가 없음을 확인했다. 세계 먹거리 안전을 책임지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결론내린 것이다.
미원, 최근 매년 소폭 성장 미원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 100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400억 원 이상이 소비자가 직접 구입한 소매 판매 매출로, 매년 소폭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외 매출의 성장세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미원의 해외 매출은 1994년부터 2013년까지 20여 년 간의 증가액이 20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조미료 미원은 이제 다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조미료’로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미 입증된 안전성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저비용으로 편리하게 사용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조미료로서 조건은 이미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