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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2020년까지 전체 수입 곡물 중 30%를 자체 유통망을 통해 도입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삼성물산 한진 STX 등 3개 민간 기업과 공동으로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 곡물유통회사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aT가 미국 현지에 곡물회사를 세우게 된 건 국제 곡물 수급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메이저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도 식량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처지에선 걱정거리다. 현재 국제 곡물 시장은 카길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다.
식량 자급도(27%)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으로 낮은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 곡물 중 70%를 이들 메이저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 곡물 수급이 조금만 출렁거려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 30여 년 전부터 직접 해외조달 사업에 뛰어들어 곡물 수입량 중 70%를 자체 도입하고 있는 일본과 대비된다.
하영제 aT 사장은 "현재 곡물 수급상황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낮고 국토가 비좁기 때문에 국민 감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적정량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수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곡물 메이저 업체에 100%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현지 곡물을 확보하고 저장ㆍ가공ㆍ운송까지 책임지겠다는 것이 aT의 목표다. 올해 콩, 옥수수 10만t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연간 400만t(전체 30%)의 콩, 옥수수, 밀을 자체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T 컨소시엄은 우선 곡물 메이저 업체들과 제휴해 미국 최대 곡창 지역인 미시시피강 유역 주변에 곡물 저장 및 운송용 엘리베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외에 aT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브라질과 연해주다. 이를 위해 하 사장은 지난 3월 연해주를 방문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연해주 주정부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여는 등 발로 뛰고 있다. 하 사장은 또 브라질로 건너가 자쿠스 바그너 브라질 바이아주 주지사와 곡물 유통회사 설립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T가 브라질과 러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 국가가 세계적인 곡창지대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콩 수출량이 세계 2위, 옥수수 수출량이 세계 3위인 곡물 강국이다. 특히 바이아주는 넓은 곡창지대가 펼쳐져 있는 데다 대서양과 맞닿아 있어 곡물을 생산ㆍ유통하는 데 최적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농지로 활용할 수 있는 토지는 전체 토지 중 18%인 300만㏊에 달할 정도로 비옥하다. 우리 기업이 확보한 국외 농장 면적 중 57%가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하 사장은 "식량은 이제 더 이상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한 이슈"라며 "식량 부족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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