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얼마 전 영국의 한 신문에 보도된 미국 국방부의 보고서는 “앞으로 인류의 갈등과 전쟁은 종교나 이념·민족주의가 아니라 급변하는 기후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는 지구공전궤도나 화산·지각활동 등 자연적인 요인과 온실가스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평균 상태를 벗어나는 대기의 변화를 의미하며, 농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100년에는 토양 수분 및 물 부족, 온도 상승, 열대 지역의 확장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쌀과 옥수수 수확량이 20~40% 감소돼 3억명 이상이 기아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난화로 평균기온이 약 3℃가량 상승할 경우 중위도 및 고위도 지역에서 수확량이 증가할 수 있으나, 저위도 지역에서는 농업 생산량이 심각하게 감소돼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100년간(1911~2010) 평균기온이 1.8℃나 상승했다. 이는 세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 결과 각종 기상재해가 증가해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이 매년 6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기후변화가 농업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우선 농산물 가격폭등과 수급 불안정을 가져온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년 사이 세계 곡물가격은 최고 3배로 폭등했고 2010년 러시아의 가뭄과 더위로 밀값이 2개월 만에 60%나 상승했다. 특히 기상이변에 의한 기후변화는 토양 침식과 토양 유실에 따른 농업생산기반의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2010년 유엔(UN)은 세계 육지면적의 25%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과 빙하감소 현상은 농산물생산지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한라봉은 이제 충북 충주까지 재배한계선이 북상했고, 남해안에서 재배되던 녹차·멜론·무화과 등 난지형 작물들은 경기·강원 등 휴전선 부근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그 결과 작목별 과잉생산이나 과소생산 등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기온상승에 따라 고온적응력이 높은 잡초가 번성할 가능성이 커짐은 물론 꽃매미·갈색여치 등 우리나라에 없던 아열대성 병해충이 등장하는 일도 잦아졌다. 이들은 농작물뿐 아니라 산야초나 임목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주는 습성으로 방제가 어려워 그 피해액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기온이 너무 오르면 벼의 생산량과 미질이 떨어지고 채소와 과일은 보관기간이 단축돼 유통기간이 짧아지고 맛도 제대로 들지 않는다. 한우와 육우는 고온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육이 더디고 번식률도 떨어진다. 씨돼지는 고온으로 발정이 지연되고 배란수가 줄어들며 산란계도 28℃ 이상이 되면 면역력 저하로 폐사가 늘어난다고 한다.
이렇게 기후변화는 우리 농업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선 농경지를 유지·보전시키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동시에 농업구조는 에너지 수급에 기반을 둔 저탄소 녹색농업으로 전환돼야 한다. 특히 벼와 보리 등 주곡작물에 대한 신품종 육성과 새로운 재배법 개발에 힘써야 한다. 사과·배 등 온대과수는 적지적작(適地適作)을 유도하고 기후분석을 통한 기상재해 위험·취약지대 설정으로 농작물 피해도 최소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상이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상시 예찰시스템을 구축해 병해충 및 작물 생육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위기 상황 발생시에는 신속한 대책 마련이 가능케 해야 한다. 동시에 농작물재해보험제도 확대와 기상재해를 줄일 수 있는 농업시설 설치에 대한 지원 강화도 우리 농업의 시급한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