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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콩 주산지농협 조합장들이 17일 농협중앙회 회의실에서 두부 중기적합품목 재지정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
국산 콩산업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국립종자원 확인 결과 올해 보급종 콩 공급량은 계획된 물량 1500t의 70% 수준인 1096t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과 비교해서도 348t이 줄었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의 두부 중소기업적합품목(이하 중기적합품목) 지정 이후 콩값 하락 등에 따라 재배의욕이 꺾인 농가들의 콩농사 포기가 속출, 콩 자급기반이 위협받고 있다는 보도(본지 5월14일자 1·6·7면)가 현실이 되고 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을까. 동반위의 중기적합품목 지정내용과 모순점, 중기적합품목 재지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조정협의체에 생산농가가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짚어봤다.
◆수입콩 두부시장만 키운 동반위= 2011년 동반위는 두부를 중기적합품목으로 지정하면서 크게 3가지를 대기업에 권고했다. 포장두부 사업의 확장 자제와 비포장두부 진입 자제, 포장형 대형 판두부 사업 철수가 그것이다.
전체 두부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대기업의 두부시장 참여를 사실상 규제함으로써 두부 중소기업의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 조치였다.
하지만 2011년 두부 중기적합품목 지정 이후 3년 만에 나타난 결과는 국산콩 두부시장 침체와 수입콩 두부시장 확장으로 극명하게 대비됐다. 동반위가 국산콩 두부를 대부분 생산하는 대기업의 두부시장 참여를 규제하는 동안 중소기업은 손쉽게 수입콩 두부를 생산해 수입콩 두부시장만 키워온 셈이 됐다.
실제 동반위 조사 결과 두부 중기적합품목 지정 해인 2011년 2149억원이던 국산콩 두부 판매액은 2013년 1856억원으로 293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수입콩 두부 판매액은 같은 기간 1478억원에서 1838억원으로 360억원이 늘었다.
이에 따라 동반위가 저가의 수입콩을 사용해 두부를 제조·판매하는 중소기업 측에만 특혜를 줬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대기업의 국산콩 두부시장 참여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다면서 두부를 중기적합품목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한 중소기업 측의 이중적인 태도도 문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와 수입콩 두부업체들은 국내 콩 수급안정을 위해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대폭 축소해달라는 농가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정작 국산콩 두부시장과 수입콩 두부시장이 다르다며 TRQ 물량 감소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영제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장은 “수입콩을 원료로 두부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측이 국내산 콩을 주로 사용하는 대기업의 시장진입은 지속적으로 막아달라고 하면서도 값싼 수입콩을 지속적으로 늘려달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연식품협동조합이나 중소업체들 스스로가 국산콩과 수입콩 두부시장이 다르다고 자인하고 있는 만큼 국산콩 두부에 대한 중기적합품목 해제를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조정협의체, 생산농가 참여해야= 2011년과 같은 일방적인 두부 중기적합품목 지정을 막기 위해서는 이해단체간 협의개시 시점부터 콩 생산농가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년 전 중기적합품목 지정 당시 생산농가의 참여를 배제해 피해가 커진 만큼 이번만큼은 농가들을 조정협의체에 참여시켜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업계는 앞으로 가동될 품목별 조정협의체에 반드시 콩 생산농가나 농협 등 농업계 대표가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동반위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동반위는 중기적합품목 재합의 및 해제는 먼저 대·중소기업간 조정협의체의 합의를 거쳐 자율적 합의를 유도한 뒤 합의가 어렵거나 기한내 공표가 어려운 경우 실무위의 중재를 통해 동반위가 최종 심의·확정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 등 15인 내외로 구성될 조정협의체와 관련, 동반위는 생산자단체 등의 반발을 감안해 농가나 소비자단체, 관련 부처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선용 적합업종지원단장은 “재지정 품목별로 조정협의체를 구성해 8월 중순경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라며 “농협이나 생산자단체 참여 여부나 누구를 협의체에 참여시킬 것인지는 대·중소기업간 사전 논의를 통해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옥주 농협 정책양곡팀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싸움에 중소기업보다 더 약자인 콩 생산농가가 피해를 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농협뿐 아니라 콩생산자협회가 한목소리로 두부 품목의 경우 콩 생산농가나 단체가 조정협의체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강력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홍기 기자 hgs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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