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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개방에 대한 단상 - 농민신문
[ 2014-07-28 14:00:11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9397        
링크 #1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40142&page=1&ar_part1=15&ar_part2=&ar_type=3 , Hit: 10031

[양승룡 칼럼]개방에 대한 단상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채 펴 보지도 못한 수많은 꽃송이들을 삼킨 ‘세월호’ 참사와 이후 대처를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움과 분노, 그리고 무기력함에 가슴이 저민다. 이번 사건의 원인과 대처방안에 대해 백가쟁명식의 논쟁이 난무하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다.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책임지는 우리 정부의 선의와 능력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국가적 차원의 재난에 시스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국가안전처를 신설할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역시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시라는 제도를 통해 선발된 우리 공무원들의 능력은 탁월하지만, 그간 그들이 보여준 행태는 마피아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소위 박근혜 대통령의 ‘관피아’론이다. 우리 국민들은 사회 곳곳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데 관료들은 각종 이권과 자리를 보전하는 철밥통을 끌어안고 있다는 것이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연방이 된 후 흥미로운 뉴스가 보도된 적 있다. 러시아 개혁·개방 직후 국가의 생산시설이나 재산은 사유화됐다. 그러나 공산정권 아래에서 세금을 낸 적 없는 신흥기업들이 러시아 정부에 세금 내는 것을 거부하고, 대신 자신들을 보다 잘 보호할 수 있는 마피아에게 보호비를 낸다는 것이었다.


급기야 러시아 정부가 복면을 하고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세무경찰을 보내 세금을 강제로 징수하는 사진까지 보도됐다. 이 뉴스를 보면서 의문이 생겼다. 과연 정부와 마피아의 차이는 무엇일까?


 오늘날 정부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이용해 국민에게 봉사하는 집단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반면 마피아는 스스로 부여한 권한을 이용해 고객인 국민을 보호하고 세금을 징구한다. 물론 세금수준도 스스로 정한다.


마피아는 고객을 차지하기 위한 물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다. 때로는 보다 많은 이익을 위해 고객을 괴롭히거나 속이기도 한다. 만약 정부가 그 권한을 부여한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하지 못한다면 마피아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의문은 꼬리를 문다. 끝없는 시장개방으로 농업을 벼랑 끝에 내모는 정부라면 농업인들은 그 정부를 어떻게 볼까? 우리 정부는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아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의 수출을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수출위주의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른 산업을 희생시키는 정부의 경제정책은 과연 정당할까? 그런 권한을 누가 부여했을까? 무역자유화로 얻은 이익을 희생당한 산업에 나누어주는 무역이익공유제를 반대하는 정부는 공평한가?


 정부란 절대적인 존재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 권한을 부여할 때 비로소 존재의의가 있는 한시적 조직이다. 정부가 제대로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 몫이다. 투표를 통해 잘잘못을 따지고 보다 유능한 정부를 선택해야 한다.


 60%를 웃돌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민은 현 정부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이었던 농업인의 지지율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으로 한층 가시화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그보다 수십배의 위력을 가진다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과연 우리 농업인들은 이 정부를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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