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수입콩이 당초 용도에 맞지 않게 시중에 풀리고 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안이 엄중한 만큼 수입콩 유통관리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 조사에 착수해야 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성명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콩을 국영무역 방식으로 수입해 관련 가공업체에 낮은 값에 공급하는 것은 수입콩과 국산콩의 시장이 구분돼 있고 각 시장에서 유통되는 콩이 서로 섞여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수입콩이 국산콩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고 이는 콩 수급정책 전반을 다시 짜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성 연구위원은 “정부는 국영무역 수입콩이 당초 목적대로 가공되고 있는지, 최종 단계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면밀히 추적해 사후 관리에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차제에 국산콩의 가공식품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정책을 함께 병행함으로써 국내 생산기반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데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동 강원 원주 신림농협 조합장은 “지난해산 국산콩 값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수입콩이 시중에 유출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초 수입된 콩이 헐값으로 유통되면서 2년째 국산콩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동안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면서 “보따리상 유통 수입콩은 물론이고 국영무역 수입콩의 유통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또 지난해부터 대두에 대해 민간업체에 수입권을 공매함으로써 민간업체가 한도는 있지만 외국산 콩을 수입할 수 있는 길을 허용해준 것은 정부가 국영무역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농산물의 수입권 공매제도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