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경작지 감소와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동물성 식품 수요 증가로 심각한 세계 식량난이 예고되는 가운데 ‘방사선 조사식품’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각국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노연홍)이 주최하고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한국방사선산업학회가 공동 주관한 가운데 16일, 4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막을 연 ‘식품조사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살충과 멸균 및 장기보관이 가능해 식량안보 위기사태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방사선 조사식품의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는 전략들이 논의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 각국 전문가들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식품에 대한 방사선 조사 기술은 식품을 더욱 안전하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한다”며 “변패로 인해 낭비되는 식량을 줄여 유통기한이 늘어나도록 해 결국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 시점과 맞물려 방사능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방사선 조사식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심포지엄은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도모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수용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방사선 조사식품을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식품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연탄불로 지은 밥에 연탄이 섞여있지 않는 것처럼 조사식품에는 방사능 물질이 없다”며 “무역자유화로 국제교역이 빈번해지고 세계적인 식량위기 사태가 예견되는 이 시대에 이번 심포지엄이 조사기술을 식품가공과 저장에 널리 활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진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장은 개회사를 통해 “방사선 기술은 식량안보와 식품안전에 관한 정책을 선진화시킬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라며 “심포지엄을 통해 국민들에게 조사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제공돼 식품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조사 기술이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축사를 통해 “식약청은 유용한 기술이라고 해도 사회적 수용이 가능할 때 도입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기술적 유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사회적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방사선 조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유와 이해가 필요한데 이번 심포지엄이 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안전 및 식량안보와 관련,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의 보존성을 향상시키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1987년부터 방사선 조사 기술을 이용하고 있으며 현재 26개 품목에 한해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동시에 소비자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방사선 조사식품의 표시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한 안전성을 우려해 실제 이를 원료로 하는 제품 생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의 70%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입장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요구도가 매우 높아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된 방사선 조사식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전문가와 업계, 소비자 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이번 심포지엄의 화두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