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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한·미 보다 위협적 '초긴장'
-한·EU, 한·미 FTA보다 치명적
-중국산 수입 늘어 국내식탁 점령…내수시장 위협
-양념채소류 95% 이상 중국산
-국내산과 가격차 최고 9배…시장잠식 심각
(1) 프롤로그-한·중 FTA협상, 어디까지 왔나. (2) 산업전반의 대수술이 필요한 때 (3) 품목별 점검, 뭘해야 하나
우리 농업에 또 한 번의 ‘쓰나미’를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되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한·중 FTA는 기존에 거대경제권과 체결한 한·EU나 한·미 FTA보다도 국내농업에 더 큰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업계는 사실상 초긴장상태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데다 기후나 풍토, 농산물 작목구조와 소비패턴까지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굳이 한·중 FTA를 체결하지 않더라도 이미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물량이 수입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FTA체결로 관세까지 철폐된다면 국내 농업 전반에 미는 피해는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초민감품목군’에 농축산물을 최대한 반영시킨다 하더라도 중국시장의 추가 개방은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지금 시점이 우리 농축산업 전반의 대수술이 필요 한 때라고 진단, 지속적인 산업발전을 위해 점검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보는 집중기획을 시작한다.
특히 다른 FTA와 달리 한·중 FTA는 밭작물에 대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각 품목별 현황을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 이미 우리 식탁 중국산이 점령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농작물 재배면적은 2012년 현재 1억 6229만 ha로 우리나라 보다 무려 90배나 넓다. 품목별로는 곡물 120배, 축산물 64배, 채소 70배, 과일 93배로 조사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국시장 수출총액은 2000년 185억 달러에서 2010년 1168억 달러로, 2013년 1459만 달러로 증가하고 있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128억 달러에서 716억 달러, 831억 달러로 늘어나 무역수지 흑자는 57억 달러에서 453억 달러, 628억 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국시장 농림산물 수출액은 2000년 1억 2000만 달러에서 2010년 5억 6000만 달러로, 2013년 9억 4800만 달러로 증가한 반면 중국산 수입액은 같은 기간 14억 달러에서 32억 3000만 달러로, 47억 1300만 달러로 늘어나 무역수지 적자는 13억 달러에서 26억 7100만 달러, 37억 6500만 달러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품목별로는 식량작물 수입은 중국측의 곡물수입 제한 조치 이후 급감하고 있으며 채소류와 기타가공농산물의 비중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992~1994년(3년 평균)과 2008~2010년(3년 평균) 채소류 수입액 비중은 3.6%에서 21.7%로 대폭 증가했으며 기타가공농산품 또한 수입액 비중인 28.6%에서 54.3%로 대폭 증가했다. 과실류 수입액 비중도 같은 기간 0.7%에서 3.0%로 증가했으며 축산물 수입액 비중은 3.2%에서 3.1%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570개 농산물 실품목 중에서 최근 3년(2008~2010년) 동안 가장 많이 수입된 품목은 쌀(6.8%), 대두(6.6%), 전분박(6.2%), 김치(4.9%), 고추(4.7%), 기타채소(3.1%), 마늘(2.5%), 참깨(2.5%), 기타과실(2.5%), 당면(2.5%) 등으로 전체 수입액의 42.1%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농산물의 국내 수입은 신선농산물 형태보다는 냉동이나 조제처리 등 단순가공을 거친 반가공품 형태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고추의 경우 냉동과 건조형태가 각각 77.8%와 22.2%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늘 역시 신선/냉장과 냉동 형태가 각각 48.1%와 43.8%를 차지한다. 또 식초/초산조제 형태가 6.7%를 차지하며 기타채소들의 경우도 냉동이나 일시저장처리, 건조, 혼합물, 조제품의 비중이 77.5%에 달하고 있다.
반가공품 수입비중이 높은 이유는 신선상태의 양허관세율이 가공품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년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면서 수입채소류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36.7%에서 2010년 73.9%로 급증했다. 특히 우리 식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양념채소류인 고추, 마늘, 양파, 당근, 무, 배추, 파는 중국산 비중이 모두 95%이상을 차지하는 등 중국산 농산물은 이미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가격차 무려 9배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산과의 가격차가 작게는 2배, 많게는 8~9배나 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1~2013년 동안 주요 품목별 도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감자가격은 kg당 1190원인데 반해 중국감자는 331원으로 359%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신선고추는 우리나라가 4132원인데 반해 중국은 778원, 마늘은 우리가 3379원인데 반해 중국이 855원, 양파는 886원인데 반해 중국은 265원으로 각각 531%, 395%, 334%의 가격차를 보였다. 과일도 마찬가지. 사과가격은 우리가 4279원인데 반해 중국은 973원, 배 역시 2956원인데 반해 366원으로 각각 440%와 807%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안전성과 품질면에서 국내산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가격차는 국내 시장을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 한·중 FTA 하반기 급물살 탈수도
한·중 FTA 협상은 다른 협상과 달리 농축산물과 일부 제조업 분야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1단계와 2단계로 협상을 나눠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타결된 1단계 협상에서는 상품을 일반, 민감, 초민감 품목으로 나누고 일반품목군은 10년 이내 관세 철폐, 민감품목군은 10년 초과 20년 이내 철폐, 초민감품목은 양허제외, 부분철폐, TRQ(저율관세할당), 계절관세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초민감품목군은 전체 품목 1만 2000여개 중 10%인 약 1200여개 품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1단계 협상 타결 이후 구체적인 개방 품목을 정하는 2단계 협상이 진행 중이나 지난 3월 개최된 10차 협상까지 양측은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며 힘겨루기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측은 한국의 농산물 시장과 검역시장 완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로서는 이 시장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만큼 양측의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중 FTA는 그러나 중국측이 경제적인 측면 외에 동아시아 패권 등을 감안한 정치적인 타결에 무게를 둘 경우 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 협상이 급진전되면서 올해 중국에서 개최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정상회의를 기점으로 급진전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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