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연간 1만ha 없어질듯…일본의 3배 농업진흥지역내 농지·소규모 전용 가장 큰 문제 규제 강화·개발이익환수제도 보강 등 서둘러야
농지전용이 본격화된 것은 1974년 농지전용허가제도가 도입되면서부터다. 이후 1975년부터 2011년까지 전용된 농지는 모두 35만㏊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감소한 농지면적 54만㏊의 65%에 해당되는 면적이다. 농지전용 면적은 2000년대 들어 더욱 급격히 늘어났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농지전용 면적은 1만7145㏊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농지전용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현황과 향후 전망은=지금까지 농지전용에 대해서는 늘 상반된 시각이 공존해왔다. 긍정적인 시각은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용지와 산업용지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농지전용이 불가피하고 농지의 이용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농촌지역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고 본다. 반면 농지전용은 경지면적 감소의 최대 요인이며, 농지의 오염·훼손은 물론 농촌지역 난개발과 투기를 야기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농지전용허가제도가 생겨난 이후 매년 9246㏊의 농지가 농업 외 다른 용도로 전용돼왔다. 시기별로 보면 1984년까지 연간 2000㏊ 미만이던 농지전용 면적은 1990년 처음으로 1만㏊를 넘어선 뒤 2007년 2만4666㏊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2011년에는 1만3329㏊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앞으로도 2020년까지 연간 1만㏊ 정도의 농지가 전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연평균 농지전용 면적인 1만7000㏊에 비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2020년의 경지면적 전망치 160만㏊의 0.6%에 해당한다. 일본의 2010년 농지전용 면적(1만190㏊)이 전체 경지면적 459만㏊에서 차지하는 비중(0.2%)과 비교하면 3배나 높은 수준이다. 농지전용 면적이 최근 몇년 새 차츰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농지면적의 확보와 보전이란 측면에서는 앞으로도 문제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문제점은=현재 농지전용의 가장 큰 문제점은 크게 ‘우량농지 전용’과 ‘소규모 전용’ 두가지다. 먼저 현재 우량농지인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의 전용 면적은 연평균 3000㏊에 달한다. 농업진흥지역의 농지는 농업생산기반이 정비되고 집단화된 우량농지로 국내 식량공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농지자원이라 할 수 있다.
현행법상 농지를 전용하려면 ‘농지법’에 따른 농지전용허가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의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 3㏊ 이상의 개발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그 미만은 용도지역별 허용행위인 경우 어떤 지역에서나 필지별로 농지를 전용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의 전용이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농지전용의 대부분이 소규모 전용이라는 점이다. 2007년부터 2011년 사이 농지전용 허가 면적은 9만7622㏊로 1건당 평균 전용 면적은 3282㎡(약 994평) 수준이었다. 용도별로는 2011년 기준 ▲공용·공공용 시설의 경우 1만5530㎡(약 4700평) ▲공장시설 4494㎡(약 1360평) ▲주택시설 752㎡(약 227평) ▲농수산물 유통·가공 시설 1940㎡(약 587평) ▲농어업용 시설 1114㎡(약 337평) 등 이다. 이처럼 농지전용 면적이 작을수록 농지전용을 가능한한 억제하려는 농지법의 취지에 부합되는 것으로도 비춰질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필지별 소규모 농지전용은 여기저기 농지를 분산 전용함으로써 인접 농지와 농촌의 생활·자연환경을 오염시키고 난개발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지전용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비농업인의 소규모 농지소유를 야기하는 등 농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그래프 참조>. ‘농지전용이 인접농지와 농업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7.5%가 농업용수나 농지 오염을 들었고, 28.2%는 영농의욕이 저하되고 위화감이 조성된다고 대답했다.
◆과제는=이처럼 현행 농지전용 관련 제도는 개별 분산 소규모 농지전용을 허용할 뿐 아니라 면적을 억제한다는 취지로 오히려 소규모 전용을 강요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문제점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소규모 분산 농지전용과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전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석두 농경연 연구위원은 “농지보전 관련제도의 핵심이 농업진흥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농업진흥지역 농지라고 하더라도 공용·공공용·공익시설 등의 경우에는 전용이 쉽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의 농업진흥지역에 해당되는 농용지구역의 농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농지전용이 불가능하다. 농지를 영농조건과 시가지화 정도에 의해 5등급으로 구분하고, 농용지구역 내 농지와 갑종농지·제1종농지 등 생산성이 높은 우량농지는 전용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우량농지의 전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개발이익환수제도 보강과 농지보전에 대한 보상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는 농지전용으로 얻는 개발이익의 일부인 25%만 개발부담금으로 납부하면 돼 지가격차에 따른 손해가 더 크고 결국 이는 농지를 전용하게 만드는 유인이 되고 있는 탓이다. 박 연구위원은 “개발이익 환수를 강화하고 환수금은 농지보전에 따른 보상에 활용하는 식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